오랜만입니다 여러분, 조입니다.
다들 잘 지내셨나요?
아주 오랜만에 쓰게된 블로그네요.
짧게 근황을 이야기하자면 저흰 퇴원에 성공했습니다!
이제 2주 간격으로 외래 갔다 오고 그러네요.
여러모로 정신도 없고 그래서 잠깐 쉬었지만
다시 성실히 써보려 합니다. 아자아자

사진 찍은 이날은 어머니의 외래날이었습니다.
저번주 금요일이었던가 목요일이었던가...
아버지와 함께 6시에 출발해서 오전 진료를 다 마치고,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순두부찌개와 떡국을 챙겨서
점심 전에 집에 도착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참 감사했던 것은,
처음엔 일주일마다 가던 외래도 이젠 이주일이고,
수치도 영양소 제외하면 정상 수준으로 떨어지더군요.
저랑 언니는 이 사실이 너무 신기해서 매일
"엄마 얼굴이 하얘!" "엄마 피부가 괜찮아!"
이러고 있습니다..

제 간병은 집에서도 여전합니다.
6시 반에 기상해서 어머니의 아침을 만들고
설거지하고 정리하고 쓰러졌다가
다시 점심 만들고 어머니와 함께 운동하고
저녁만들고 간식 나르고...
그냥 어머니를 마구마구 먹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 한달간 늘어난건 제 요리실력..?
제가 이때까지 만들어본게 소고기뭇국, 콩나물국, 떡국, 불고기, 장조림, 명태조림, 기름기없는 고등어구이, 볶음밥, 오뎅볶음, 숙주나물, 맛없는 파스타 등등...
이젠 후라이팬의 뜨거움은 두렵지 않습니다.
맨손으로도 척척 음식 뒤집기 가능!

사실 그동안 포타슘(칼슘) 수치에 집중한다고
모든 음식을 아주 오래 물을 담궈둔다거나
포타슘이 적은 음식 위주로 섭취했습니다.
근데 오늘 피수치 보니까 이제 마음 좀 놓아도 괜찮겠더라구요.
총 빌리루빈 수치가 무려 0.9......
수술 전에는 23이었는데 이게 0.9가 되었습니다.
남의 이야기에만 등장하던 기적이
저희 가족에게도 등장했습니다.
#아산 외부병원에서 약타기

여튼, 외래를 오면 약을 타가야합니다.
그런데 아산병원은 외래환자에게
무조건 바깥 약국을 이용하라고 하더군요.
원내 약국은 거동이 아주 불편한 분들만 이용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약국들이 보통 다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
저는 스피드런을 좋아하기 때문에
15분?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기 보이는 79자리의 서관쪽 따릉이를 타고
약국으로 늘 질주합니다.
그럼 5분이면 도착합니다 ㅎ
보니까 대영약국이던가 어디 약국들은
병원 근처에서 고객들 픽업해서 모셔가더라구요
이용해본적은 없지만 전화해서 물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운동 해야하는데
운동은 일단 걷기와 다리 근육 위주로 하고있습니다.
처음에 집에 왔을때 어머니는 갓 태어난 기린같았습니다.
누워있는 상태에서 혼자 일어나시지도 못했고,
일어난다해도 굉장히 나쁜 자세로 일어나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일어나서도 다리에 힘이 없어서 픽 주저 앉기 쉬운터라
저희가 늘 엉덩이쪽 옷을 잡고 지탱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다리 근육에 집중해서 운동했습니다.
다리 접어서 무릎쪽으로 땡기고,
아니면 일자로 펴서 들었다가 내렸다가 조금 버틴다거나
제자리에서 열심히 걷는다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어머니는 점점 더 튼튼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본인 의지가 조금 더 있어야하는데
아무래도 회복 기간이 환자 본인에겐 조금 고역이니까..
제가 더 힘내야죠 뭐.

날씨 변덕이 심한 요즘이네요.
저희는 얼른 날씨가 풀려서 어머니가 돌아다닐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전 겨울을 참 좋아하는데,
내심 이 겨울이 길면 좋겠다 생각은 들면서도
이번엔 한번도 그렇게 바래본 적은 없네요.
이정도면 효녀 맞죠? ㅎㅎ
여러분도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이빨 지키려고 이제 탄산 안마실려구요.
그러니까 늘 아자아자!
파이팅 넘치는 인사로 오늘 블로그를 마치겠습니다.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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