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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머리 조의 일지
[간병일지] #7 간병은 오로지 인내와 인내 / 간병인들에게 본문
안녕 모두들. 조입니다.
먼저 어제의 후기를 들려드려야겠죠.
복수 총 3300cc정도 빼신 어머니는
2kg나 감량되셨습니다.
사람 몸에 이렇게 많은 물이 찰 수가 있구나.
이만큼 뺐는데 아직 많~~이 남았구나.
참 놀랍기도 하고 저 배를 짊어지고 다니시는 어머니가
새삼 너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별일은 없고
사실 간병일지이지만
환자말고 간병인 분들을 위한 글도
있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리하여 요번 글은 모든 간병인분들께 바칩니다.
간병은 에너지소비도 심하지만
사실은 감정소비가 훨씬 심한 일입니다.
특히 가족일때는 말이죠.
환자들은 아파서 예민한 것도 있지만
복용하는 약 중에 신경예민을 만드는 약도 있어서
저도 어머니와 참~ 오래 지냈지만
부끄럽게도 정말 많은 신경전을....치뤘습니다.
"어떻게 아픈 분이랑 그럴 수 있어?!"
라고 하시는 분도 있을것이고
슈퍼 F처럼 "그럴수있지"라는 분도 있겠죠.
저도 처음에는 참 환자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모진 표현에도 아픈 분이니까 꾹 참고 그랬는데
시간이 쌓이니 저도 무뎌진건지 뭔지.
어머니는 받는사람은 고려하지 않고
본인 감정을 다 저희에게 푸시는데
간병하는 입장에선 점점 속상하기도 하고
솔직한 마음으론 미워지기도 하고
그러더라구요.
그래도 간을 달라면 그냥 냉큼 줄 수 있을 만큼 사랑합니다.
이번 간병일지를 작성하면서도
여러번 어머니와 언쟁을 벌였습니다.
사유는 누군가를 욕보일까봐 말씀드리진 않겠지만
그냥 제가 고집불통이여서 그렇습니다.
저희집에서 제가 어머니를 제일 많이 닮았거든요.
여튼 그때마다 숨을 크게 쉬는데
첫번째 숨에서는 뱉을 말들을 예쁘게 걸러내고
두번째 숨에서는 어머니가 빨리 회복해서
신경예민도 덜해지면 좋겠다고 빌고
세번째 숨에서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한 차례 어떻게 지나가는데
이걸 10번 정도 해야 하루가 지나가더라구요.
그리하여 저는 매일 인간실격이었습니다.
올해 가을은 날씨가 변덕스러웠지만
그래도 참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병원 들어올때만 해도 아직 푸르렀는데
어느날 우연찮게 창밖을 보는데
벌써 단풍이 예쁘게 물들었더군요.
그 며칠 뒤에 저는 나가서 직접 올해 첫 단풍을 보았지만
아직까지도 어머니는 단풍을 보지 못했습니다.
여기 병실에 있는 많은 분들이 그러하고요.
당장 제 옆 침대의 남편 보호자분도 그러합니다.
간병에는 인내와 인내.
인내 그리고 인내입니다.
저는 첫 직장을 가지고 월급을 받으면
가장 먼저 닌텐도스위치를 살겁니다.
이것만큼은 선물로도 받고싶지않고
제 힘으로, 성취의 보물로 가지고 싶어
꽁돈이 생겨도 인내 그리고 인내.
가장 달콤한걸 위해서 전 인내할 수 있습니다.
마시멜로우 테스트 1등 완전 가능이죠.
간병도 비슷합니다. 인내와 인내.
가장 바라는 환자의 회복을 위해서
간병인들은 인내하고 인내해야합니다.
숨 그거 10번 쉬어서 되겠습니까.
100번을 쉬어도 우리 마음에 속상한건 여전할지도 모릅니다.
다만 저는 그때마다
나를 위해 100번도 넘게 한숨 쉰
환자를 한번 생각해봅니다.
혹은 누군가를 참아온 환자를 생각해보죠.
어쨌든 우리는 편하게 숨쉬고 있지 않습니까.
감사할것이 너무나 많긴 합니다.
건강하게 이때까지 살아온것에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간병하는 모든 분들이
간병하는 시간을 비애와 슬픔속에만 있지 않기를 바랍니다.
좋아하는것들도 틈틈히 즐기고
가끔은 밖에서 잠깐 산책도 하고.
간병 고수만이 할 수 있는 쉬는시간 찾기이지만
다들 한 3일 지나면 가능할겁니다.
마트에 물건 사러 내려가면서
빵 하나 다 먹어버리고
아무렇지 않게 올라오는 그날까지..
모든분들 화이팅입니다.
그럼 저는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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