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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머리 조의 일지
8년이 남았다면, 아자아자 본문
우리에게 8년이 남았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어머니를 간병하러 돌아온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한 간병인 분께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환자가 간 이식을 받고 8년 뒤 다시 이 병동에 돌아와 생을 마감하셨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나는 당시에 "8년이면 공여도, 수고도 모두 값지죠"라고 했다. 그러고 병실에 돌아와서 잠을 청하려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8년이 남았다면 나는 무엇을 할까?
8년은 긴 시간이다. 동시에 짧은 시간이다.
무언가를 고수만큼 연마하자니 연마하는 그 해에 하늘로 올라갈 것 같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자니 허무하게 흘러갈 것 같다.
주변인들에게 물어보니 하나같이 일단 똑같은 생활을 할거라고 했다. 그러다 1년이 남거나 조금 남을때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나는 긴 고민을 했다. 사실 삶이 언제 끝날진 아무도 모른다. 실제로 8년일 수도 있고, 8년 뒤에는 또 8년이 남았을 수도 있다. 결국 인간은 언젠간 끝을 맞이하는데 다들 왜 끝이 없는 것 처럼 살려는건지.
나는 일단 당장 기타 학원을 끊어서 8년 뒤에는 라이브까페에서 끝내주는 연주를 펼치고 싶다. 책도 하나 남길거고,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할거다. 장례식에선 내가 연주한 기타소리가 울릴 것이고, 사람들은 내가 손에 억지로 쥐어준 책의 마지막 문장을 읽을 것이다. 생각해본건 없지만 이렇게 하면 굉장히 그럴싸하지않은가.
사람들이 예술을 좋아하는 이유는 어쩌면 우리의 정신이 남겨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 글도 그런 이유고, 수많은 책들도 미술품들도 그런 이유고.
이런 생각까지 마치자 지금 해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이 페이지를 펼쳤다. 당장 내게 8년이 남았다는 생각, 혹은 결국 사라질 생을 두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걸 해보자는 열정이 갑자기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누워있는 엄마를 봤다.
사실 무엇보다 엄마에게 간 이식으로 아프지않은 8년이라도 줄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 뿐이다.
아자아자. 내 인생. 아자아자. 당신들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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